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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은 바로 헝가리의 태조 이성계 포지션인 성Szent 이슈트반 1세 (I. István magyar király)

 

 

그리고 사실 삼촌 목자르고 사지 찢어서 전국팔도에 조리돌림도 했음.

 

 

헝가리 올타임 레전드 국왕.

 

 

헝가리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세종대왕 + 태조 이성계 같은 느낌이라 보면 됨. 이슈트반이 대관받고나서부터 헝가리는 왕국이 되었고 본격적으로 로마 가톨릭이 뿌리내리기 시작함. 

 

 

내치면 내치, 외치면 외치, 못 하는 게 없는 역대급 먼치킨 국왕이었음.

 

 

일단 이슈트반은 헝가리 대공이었던 게저Géza의 아들로 태어났는데 (이 때는 이슈트반이 왕으로 즉위하기 이전이라 헝가리가 아직 대공국이었음)

 

 

방년 스물 셋의 나이로 아버지였던 게저가 죽어버리면서 젊은 이슈트반은 스치면 뒤지는 (분열된 부족국가 수준이라 유력자들에 의해 개지랄이 나 있는) 잔혹한 세계에 놓여져버렸음. 

 

 

먼저 반기를 든 사람은 소모기Somogy 공작 코파니Koppány  였음. 

 

트란스다누비아 남부 지역에 웅거하며 세를 떨치던 코파니는 형사취수제에 의거하여 게저의 미망인이었던 사롤트(이자 이슈트반 엄마...)에게 청혼하고, 전통적인 왕위계승법칙에 의거하여 최연장자인 자신에게 왕위의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음.

 

(왕위를 주장한 것을 보아 아르파드 왕조(헝가리 왕가인데, 아르파드는 우리나라로 치면 단군임. 당연히 이슈트반도 아르파드 왕조) 일원으로 추정된다고 함. 연대기에 따르면 대머리 군주 제린드의 아들이자, 이슈트반의 삼촌이지만 확실하진 않음. 사실이라면 이슈트반 입장에선 아빠죽었는데 갑자기 작은아빠가 엄마한테 청혼한 상황..)

 

 

코파니는 곧이어 군대를 이끌고 반기를 들어,  베스프렘Veszprém을 포위했고,,, 트란스다누비아 북부 지역을 약탈했고,,,사롤트 나랑 결혼하자!! 하다가,,,

 

 

코파니가 이슈트반의 삼촌이라면, 이슈트반은 삼촌 목자르고 시체 네등분하고 사촌 눈 뽑고 귀에 쇳물 부은 다음에 성인된 사람이다...

 

독일 기사들 데리고 온 이슈트반한테 개쳐발리고 바로 목따임...

 

 

이슈트반은 와이프가 독일 사람이라(바이에른의 기젤러) 따라온 독일인 기사들의 지원에 힘입어서 코파니의 군대를 분쇄하고 코파니의 목을 자른 것...  내조(물리)

 

 

게다가, 시체를 4등분 한 다음에 그 중 한 부분을 트란실바니아에 보내는데, (나머지 세 부분은 이슈트반의 통치력이 미치는 북부 주요 대도시에 보내서 걸어두게 함) 당시 트란실바니아의 통치자였던 젊은 쥴러(귈라?율러? 암튼) Gyula III , Gyula the Younger 에게 경고를 하기 위함이었음.

 

 

쥴러는 코파니의 처남이자, 강력한 반半독립세력(이자 이슈트반의 외삼촌ㅋㅋ) 이었기 때문이었음.

 

 

암튼 그렇게 대충 정리하고 이슈트반은 대관받고 최초의 헝가리 국왕으로 즉위함. 때는 상징적이게도 주후主後 1000년. 

 

 

기독교(물리. 독일인.)에 감격한 이슈트반은 이때부터 왕국을 기독교화 하는 정책에 박차를 가함.

 

 

헝가리 왕국의 행정을 하나부터 열까지 뜯어고치고 새로만들어서 1차 세계대전 이전까지 이어지는 성 이슈트반 왕관령의 뼈대를 세웠으며, (새로 설치한 교구들을 중심으로 주 행정 체계 확립)

 

당연히 헝가리 화폐 한자리 차지하는 이슈트반 

 

화폐 제도를 도입하고 기독교적으로 법률을 정비했으며,  과부, 고아, 농노와 같은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법령도 많이 많이 선포함. 

 

 

일단 여기까지만 해도 거의 이세계 전생급, 내치에서 할수있는 거 다했다고 봐도 되는데

 

헝가리의 전통이었던 반란 이슈들도 또다시 무자비하게 분쇄하면서 (아까 언급한 외삼촌 쥴러도 이때 반란일으켰다가 진압됨)

 

 

걍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왕국경영의 고인물 경지에 오름.

 

 

외치에서도 이슈트반의 능력은 빛을 발했음.

이국적인 모습의 병사를 밟고 있는 이슈트반

 

헝가리가 강력해지는 것을 원치않았던 슬라브 부족 연합들도 차례차례 개박살내고, 불가리아와 폴란드도 이기고...

 

 

아무튼 그렇게 이슈트반은 헝가리 왕국의 반석을 세우고 슬슬 아들한테 물려준 다음에 은퇴할 각을 잡기 시작함. 

 

임레

왕국의 후계자는 임레Imre 였는데, 이슈트반은 임레에게 엄청난 기대를 하며 최고의 교육을 받게 해주었음. 임레는 열 다섯살 때부터 외국 출신의 주교였던 성 갤러트Gellért(제라드..) 를 사사했고, 이슈트반의 명령으로 성 갤러트를 포함한 여러 학자들이 머리를 맞대 완성시킨 훈계(Intelmek, 헝가리판 훈요 10조)는 향후 거의 일천년간, 헝가리 헌법의 기초가 되었음. 

 

 

장가도 아주 좋은 데 보냈는데, 무려 동로마 제국의 공주가 임레의 아내가 되었음.

 

 

임레가 이슈트반의 뒤를 이어 왕이 된다면, 헝가리의 군주는 두 번 연속으로 장자계승을 이루어내는 것이고, 새로운 원칙이 더 공고히 뿌리내릴 수 있게 되는 일이었음. 무엇보다 첫번째 헝가리의 왕위가 장자에게 계승된다는 것은 굉장한 상징성이 있었음.

 

 

 

그런데,,,

임레가 스물 넷의 나이로 사냥나갔다가 멧돼지한테 치여 죽는 사건이 벌어짐.

 

 

이때 이슈트반은 참척의 슬픔으로 거의 제정신이 아니었고, 이제 자기가 평생동안 일군 왕국의 번영과 통합 또한 산산조각나지 않을까 우려했음. 임레의 죽음은 이슈트반 개인의 비극이기도 했지만 왕국 차원에서도 크나큰 반목의 씨앗이 되어버린 것임..

 

 

이슈트반은 간신히 정신을 차리고 후계자 후보 세 명의 얼굴을 떠올렸음. 

 

 

1. 외조카(생질) 페테르 : 독실한 기독교인(+1) 아르파드 가문이 아님(-1) = 0 (그치만 개인적 호감이 있음)

 

2. 사촌 라슬로: 이교도(헝가리 전통종교)(-1) 아르파드 가문임(+1) = 0

 

3. 사촌 버줄: 동방정교(-0.5) 아르파드 가문임(+1) = 0.5

 

 

버줄이 합계점수 0.5점으로 근소하게 타 후보자들을 꺾고 이슈트반의 후계자가 되려고하는 찰나에, 버줄이 이슈트반 암살 음모에 가담했던 것이 발각되어버림.

 

(임레가 사냥에서 죽은 것과 버줄의 암살 시도가 무관하지 않다는 소름끼치는 얘기도 있는듯. 그런데 사실 이 시대의 연대기들은 서로 모순되는 주장도 많기 때문에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면 안되긴함. 결과적으로는 이슈트반이 페테르를 후계자로 선택했고, 버줄은 박탈당했다는 것)

 

눈 머는 버줄(위) 아들의 장례식에 참석한 이슈트반(아래)

 

당연히 개빡친 이슈트반이 사촌이었던 버줄에게 형벌을 가함. 눈을 뽑고, 귀에 납을 녹인 쇳물을 붓는 형벌이었음. 

 

 

그리고 이슈트반의 생질, 오르세올로 가문의 페테르가 헝가리의 국왕으로 즉위함.

 

 

이후 헝가리의 역사는 다시 혼돈 속으로...

 

 

+) 이슈트반 시성의 근거가 되었던 기적은, 무덤에서의 치유 기적이었음.

 

+) 이슈트반은 이 삐딱한 왕관으로도 유명함. (왕관이 만들어진건 후대의 일)

+) 이슈트반의 후계자 페테르는 나중에 버줄이 죽을때 타국으로 도망쳤던 그의 아들, 언드라시에 의해서 버줄처럼 눈이 뽑히고 폐위됨.

 

+) 버줄의 아들인 언드라시는 아버지의 복수를 하고 헝가리의 국왕이 됨.

 

+) 마찬가지로 버줄의 아들인 벨라는 형인 언드라시를 죽이고 헝가리의 국왕이 됨.

 

 

혼란스럽다 헝가리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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