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도 어제도 오늘도 불쌍하고 가난한 위린이는 점심으로 징거버거 세트를 먹다가
뭔 의식의 흐름이었는지는 몰라도 개뜬금없이 불렛 라이를 떠올림.
바에서 잔술로 먹어본 적이 있었는데 괜찮았었지 하고 옛 기억을 곱씹다가
불렛 말고도 야칠도 짐빔도 라이 위스키 라벨이 녹색이었지 하는 생각을 했음.
그러다 갑자기 떠오른 의문,
"라이 위스키의 라벨은 왜 다 초록색일까?"
급 궁금해져서 구글링을 해봤음
https://www.quora.com/Why-do-so-many-Rye-Whiskey-labels-include-green
일단 네이버 지식인 비슷한 사이트인 쿼라(quora)에서 같은 질문을 찾을 수 있었는데,
거기 올라온 유일한 답변은 '응 니들이 잘못 안 거임 초록색 라벨 아닌 게 더 많음 ㅅㄱ'였음.
답변과 함께 온갖 라이 위스키 라벨을 잔뜩 모은 사진이 올라와 있었는데,
정말 녹색 아닌 라벨이 더 많더라고?
그러나 저 답변도 제대로 된 답변이라고 하기는 좀 어려웠는데,
레딧에도 같은 질문을 다루는 스레드가 몇 개 있어서 찾아보니
판매량에 가중치를 두고 알아보는 게 더 맞다는 이야기가 있었음.
엄청 마이너한 크래프트 위스키까지 죄다 갖고 와서
'님 이거 보셈 녹색 별루 없쥬?' 하면 무슨 소용이냐는 거지.
이 스레드에서 이의를 제기한 유저가 근거자료로
미국의 대형 주류마트 BevMo에서 가장 많이 팔린 라이 위스키 브랜드 20개를 꼽아서 제시했는데
순위가 다음과 같았음. (스레드 날짜가 6년전이니 2016년 기준일 것임)
---------------------------------------------------------------------
1. 리튼하우스 100프루프(Rittenhouse 100proof): no green
2. 펜들턴 12년(Pendleton 12yr): no green (이땐 아녔는데 현행 라벨은 녹색으로 바뀜 ㄷㄷ)
3. 불릿(Bulleit): green (I bet half of this question was due to this bottle, beam, and wild turkey)
4. 템플턴(Templeton): no green (6년 숙성은 녹색이 맞음)
5. 조지 디켈(George Dickel): green
6. 우드포트 리저브(Woodford Reserve): green
7. 베이즐 헤이든(Basel Hayden): no green
8. 휘슬피그(Whistlepig): no green
9. 크라운 로얄 노던 하베스트(Crown Royal Northern Harvest): green
10. 놉 크릭(Knob Creek): green (but also lots of black)
11. 올드 오버홀트(Old Overholt): no green
12. 마스터슨(Masterson): no green
13. 틴컵(Tin Cup): sorta green
14. 조니 워커(Johnnie Walker): green (small accents)
(조니 워커에 라이 위스키도 있어???? 하고 찾아봤더니...
ㄹㅇ로 하이라이High Rye라는 제품이 있었다 난생 처음 들어봤음...
몰트와 라이 위스키를 블렌딩한 제품이라고 함)
15. 짐빔(Jim Beam): green
16. 백본(Backbone): no green
17. 윌렛(Willett): green
18. 와일드 터키(Wild Turkey): green - 같은 증류소에서 나오는 러셀 리저브도 녹색
19. 하이 웨스트(High West): no green
20. 제임스 이 페퍼(James Pepper): no green
---------------------------------------------------------------------
그러니까 판매량 상위 20위권 제품 중 절반 정도가 라벨을 녹색을 쓰고 있는 것임...
확실히 이 정도면 주정뱅이들이 녹색 = 라이라는 생각을 할 법도 하지.
그럼 대체 왜? 굳이 녹색 라벨들을 쓰는가?
아쉽게도 확실한 답은 찾을 수가 없었는데,
레딧에서 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는 것들을 읽어보니 꽤 그럴싸해서 좀 정리해봤음.
이하 내용은 다 유저 추측성 코멘트임.
- 라이 위스키에 녹색 라벨을 붙이는 트렌드를 시작한 건 와일드 터키였다.
- 녹색 라벨을 쓰는 브랜드는 대부분 라이 외에도 다양한 라인업을 가진 증류소의 브랜드다.
- 소규모 양조업자이거나, 라이 위스키가 대표 상품이자 주력 상품인 곳에서는 녹색을 잘 안 쓴다.
- 이 사실로 미루어보면, 버번이나 테네시 등 다른 종류의 위스키가 더 잘 나가는 증류소에서
추가 라인업을 어필하고 구별하기 쉽게 하기 위해 녹색 라벨을 사용하는 게 아닐까 싶다.
- 고른 색이 굳이 초록색인 이유는 아마 확 눈에 띄고 위스키 원액과 대비가 잘 되는 색이기 때문일 것이다.
- 호밀이 한창 자랄 때의 색인 초록색에서 따왔을 수도 있다.
왜 녹색 라벨을 쓰는지 어느 정도 납득이 되긴 했지만,
뭔가 좀 재미진 유래나 뒷얘기를 기대했는데 초큼 아쉬움이 남았음. 정확한 정보도 아니고.
여태 뒤져본 시간이 아까워서 갤에 글로 남겨봄.
+) 쿠씨네 채널에 라이 위스키의 녹색 라벨에 대한 이야기 하는 영상이 있었네 ㅋㅋㅋㅋ 이것도 같이 보시면 좋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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