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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맹同盟: 같이 맹세하다

 

 

 

 

 

 

 

이런이런... 이번만은 임시동맹이다

 

킷사마... 나는 아직 네놈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어이! 

 

 

 

 

 

 

 

오늘은 동맹이라는 단어의 유래에 대해서 알아보려고함. 

 

 

한자어들이 대개 그렇듯, 이 단어도 실은 그 기원이 어어엄청나게 오래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무려 춘추전국시대도, 주나라 시대도 아니고 갑골문 쓰던 우가우가 시절에까지 닿아있음. 열심히 알아봤으니까 재밌게 읽었으면 댓글달아!!!

 

 

 

 

 

 

***

 

공통된 목표를 위해 여럿이 뜻을 하나로 합하는 것을 우리는 흔히 '동맹 관계에 있다'고 말한다.

 

 

 

"동맹同盟: 같이 맹세한다"

 

 

 

그런데 여기서 맹세란 무엇인가?

 

 

 

맹세(盟誓)는 약속보다 더 강한 느낌을 풍기는 단어로서, 맹세할 맹(盟)과 맹세할 서(誓)가 합쳐진 단어이다.

 

 

 

"아니 맹세하고 맹세가 합쳐져서 맹세가 된거야? 이게 뭐야."

 

 

 

그러게,,

 

 

 

"어? 잠깐만, 근데 맹과 서가 합쳐진건데 왜 맹가 아니라 맹지?"

 

 

그러게...

 

 

"어? 잠깐만, 근데 왜 맹세 맹盟 도 있고 맹세 서誓 도 있는데 왜 굳이 동서(同誓)가 아니라 동맹(同盟)이란 단어를 쓰는거야? 나는 동서가 어감이 더 좋은거 같은데?"

 

 

그건 서와 맹에 약간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임.

 

 

간단히 요약하면

 

 

 

서(誓)는 말로 하는 약속,   ->(선서! 할때 그 서)

 

 

맹(盟)은 의식을 곁들인 약속임. 

 

 

 

그니까 진용진의 머니게임 같은데서

 

 

 

"4번님 저랑 동맹하실래요? 네, 해요." -> 서(誓)

 

"나만 먹었어? 니네 이거 다같이 먹었잖아, 우리 그래도 다같이 먹고 다같이 으쌰으쌰했잖아요" -> 맹(盟)

 

 

 

까지가 장난이고, 맹(盟)은 희생제의 같은 의식이 필요한 거라, 소나 양 같은 걸 잡아서 피를 바르거나 돌려 마시는 삽혈 의식이라는 게 필수요소였음. 삽혈 의식에 대해서는 다음에 또 따로 자세히 다뤄볼 예정임. 

 

 

그럼 일단 맹(盟)이라는 한자를 옛날 중국의 똑똑한 학자들은 어떻게 이해했는지 따라가볼까?

 

 

 

 

 

 

 

 

 

 

 

 

 

 

 

 

 

 

 

 

 

 

맹.

 

 

 

 

 

 

 

 

 

 

양나라의 유협이 쓴 문심조룡『文心雕龍』에서는 이 한자에 대해서,  "맹(盟)은 신들에게 알린다(明)는 뜻이다. 짐승을 제물로 바쳐...피(血)는 옥으로 된 그릇(皿)에 담고..." 라는 식으로 설명함.

 

 

한나라 초기의 사전인, 삼창『三蒼』 에서도 “맹은 삽혈하는 서(誓)다. 盟, 歃血誓也” 라고 하는데, 이거에 따르면 맹盟은 대충 서(誓)의 상위개념, 서(誓)를 포함하는 개념이라 할 수 있겠음. (서(誓)+삽혈=맹(盟))

 

 

 

말로 하는 약속에 어떤 종교적인 의식을 곁들이면 그게 맹(盟)이라는 거지.

 

 

 

설문해자에서도 "맹盟이란 희생물을 죽이고 삽혈하며, 진주 쟁반과 옥 그릇을 사용하는데, 소의 귀를 놓는다. 盟, 殺牲歃血, 朱盤玉敦, 以立牛耳" 이라고 하고,, 근데 살짝 다른건 여기선 明+皿이 아니라 囧+皿이라고 설명해.

 

 

"잠만 잠만, 그럼 서(誓)는 그냥 말로만 하는 약속인거고, 맹(盟)=明or+皿이라는 거지?"

 

 

그러게,,,그런가? 사실 나도 한자는 잘몰라서 모르겠어,,,근데 뭔가 그런거 같아서 신기해...

 

 

근데 明으로 해석한다면 확실히, 해와 달 앞에서 희생물의 피를 받아 행하는 그런 엄숙엄숙한 느낌이 있네.

 

 

사실 이 맹(盟)이라는 한자는 더 옛날, 그러니까 갑골문 쓰던 우가우가 시절엔 맹세의 의미가 아니라 조상신한테 희생물을 갖다 바치는 모습을 상징하는 한자였대.

 

 

 

*약혐주의*

 

 

 

 

 

 

 

 

 

 

 

대충 明 부분이 피 뚝뚝 흐르는 희생물, 皿 부분이 피 그릇을 상징했던 건가봐. 뭐 그거나 그거나 대충 맥락은 통하네.

 

 

역시 맹盟은 맹구처럼 붉은 한자인거야!

 

 

tmi: 아 그러고 보니 고구려의 제천행사 중에서도 동이라는 게 있지 않았나?

 

 

근데 왜 옛날 사람들은 귀찮게 서(誓)로 맹세하면 되지 굳이 굳이 짐승의 멱을 딴 뒤에 구덩이에 던지고, 그 피를 더럽게 덕지덕지 쳐바르거나 마시기도 하면서 이거 안지키면 님 천벌받아 뒤질줄 아셈, 하고 협박해대며 그냥 조상한테 제사지내는 느낌이었던 맹(盟)이란 단어를 맹세의 뜻으로 재창조하기까지 한걸까?

 

 

왜긴 왜야 시팔 말로만 하면 아무도 안지키니까 그렇지.

 

 

'아, 엄마 걸고 약속함 ㅇㅋ?' 에서 '조상신들+해와 달과 하늘의 천벌 걸고 약속함 ㅋㅋ 이거 안지키면 나 뒤질수도' 로 메가진화를 한거야!

 

 

옛날 중국사람들도 그래서 이런 행태에 대해 뭐라고 했냐면,,,

 

 

"하 은 주 시대에는 서(誓) 밖에 없었는데 춘추전국 시대가 돼서 사회가 씹창이 되니까 맹(盟)을 하기 시작했다!!!!" 라며 입벌구들 때문에 혼란해진 세상을 저격해,,,

 

 

 

대충 다 설명한거같은데 마지막으로 관련 글 하나 던져 놓고 끝낼게,,,

 

 

 

約信 曰誓, 涖牲 曰盟.

신의로써 약속하는 것을 서誓라고 하고, 제물을 놓고 하는 약속을 맹盟이라 한다.

 

約信者 以言語 相要約爲信也, 用誓禮.

신의로써 약속한다는 것은 서로간의 언어로써 믿는 것으로, 서례誓禮를 쓴다.

 

涖臨也.

다다른다涖는 것은 임한다는臨 (놓는다, 갖다 둔다.) 뜻이다.


春秋所書 遇會盟聘 皆有之 惟無誓耳.

춘추에 쓰여있기를, 遇, 會, 盟, 聘 가 모두 있거늘, 다만 서誓는없다.

 

疏 云, 盟之爲法 先鑿地爲方坎, 殺牲於坎上 割牲左耳 盛以珠盤, 又取血 盛以玉敦 用血爲盟,

리빙포인트: 맹(盟)을 맺고 싶은 사람은 땅을 사각형으로 잘 파서, 구덩이 속에서 제물(희생양)을 죽이고, 제물의 왼쪽 귀를 잘라서 진주 쟁반에 담고, 그 피를 뽑아 옥 그릇을 채우고, 맹세의 글을 쓰면 된다.

 

書成 乃歃血而讀書 置牲坎中, 加書於上而埋之 謂之載書也.

글을 다쓰면, 삽혈하고 (피를 서로 돌려 마시거나 입 주위에 바르면 됨ㅎㅎ) 맹세한 내용을 서로 말하고, 희생양과 맹세의 글을 함께 묻으면 재서載書 끝! 

 

- 예기집설대전禮記集說大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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